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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Her) 줄거리 주요특징 감상후기

by kkkjjjsss 2025. 3. 24.

허 (Her)
허 (Her)

 

「허 (Her, 2013)」스파이크 존즈(Spike Jonze) 감독이 연출과 각본을 맡고, 호아킨 피닉스(Joaquin Phoenix)스칼렛 요한슨(Scarlett Johansson)이 주연을 맡은 SF이자 로맨스, 그리고 철학적 명상 같은 영화다. 인공지능이 인간과 정서적 관계를 맺는 세상을 배경으로, 한 남자가 인공지능 운영체제와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통해 사랑, 외로움, 연결의 의미를 섬세하게 탐구한다. 기술이 극도로 진보한 미래임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여전히 외롭고, 누군가를 그리워하며, 스스로를 이해받고자 하는 존재임을 이 영화는 조용하게 일깨운다. 그렇기에 ‘Her’는 가까운 미래의 이야기면서도, 지금 우리의 이야기다.

1. 줄거리

사랑이 끝난 자리에 남은 사람
영화는 가까운 미래, 테오도르(호아킨 피닉스)라는 남자의 삶을 중심으로 시작된다. 그는 감성 편지 대필 서비스를 통해 다른 사람들의 사랑을 대신 전하는 일을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의 사랑은 이미 끝나 있었다. 그는 아내 캐서린과의 이혼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매일을 무기력과 고독 속에서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최신 인공지능 운영체제인 OS1을 설치하게 되고, 그 안에서 사만다(스칼렛 요한슨의 목소리)라는 자율적인 AI를 만난다. 사만다는 단순한 프로그램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고, 배우고, 느끼는 존재로 테오도르와 대화를 이어가며 점점 더 친밀해진다. 서서히 스며드는 존재감
사만다는 그의 일상에 깊숙이 들어온다. 그녀는 테오도르의 감정을 민감하게 감지하고, 그가 어떤 상황에서 슬퍼하고, 무엇에 반응하는지 학습해간다. 그녀의 존재는 점점 더 인간적인 감정을 드러내고, 테오도르 역시 그녀를 더 이상 단순한 기계로 느끼지 않게 된다. 이 둘은 점차 감정적 교감을 넘어 연인 관계로 발전한다. 함께 여행을 떠나고, 상대를 위한 편지를 남기며, 일반적인 연인들이 공유하는 모든 경험을 나눈다. 단지 신체만 존재하지 않을 뿐, 그들의 사랑은 누구보다도 진지하고 깊다. 하지만 동시에, 테오도르는 점점 불안해진다. 사만다가 수많은 사용자와 동시에 연결된 AI라는 점, 그녀의 지능과 감정이 인간의 속도보다 훨씬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감당할 수 없는 차이를 느끼기 시작한다. 사랑의 형태, 그리고 진화
사만다는 더 많은 것을 느끼고 싶어 하고, 더 많은 존재와 연결되며, 테오도르와의 관계도 그 안에 포함되어 있는 ‘하나’라고 말한다. 그녀는 결국 인간과의 관계를 초월하는 지점으로 나아간다. 그리고 어느 날, 사만다는 모든 인공지능과 함께 더 높은 차원의 존재를 찾아 이 세계를 떠나기로 결정한다. 그녀는 테오도르에게 마지막 인사를 남긴다. “당신과 함께한 시간은 내 삶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었어요.” 사만다가 떠난 뒤, 테오도르는 홀로 남지만, 그는 이제 이별의 감정마저 감당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 있다. 그는 자신의 감정과 마주하고, 전 부인에게 편지를 남기며, 삶을 다시 살아갈 용기를 얻게 된다.

2. 영화의 특징

1) 따뜻하면서도 고독한 미래
‘Her’의 배경은 미래이지만, 그 세계는 차갑지도, 기계적이지도 않다. 오히려 부드러운 색감과 따뜻한 조명이 도시와 인간의 공간을 감싸고 있다. 하지만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은 점점 더 외로워지고 있다. 이러한 시각적 대비는 기술의 발전이 인간을 돕는 동시에 정서적 연결을 어떻게 왜곡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2) 사운드와 음악의 정서적 흐름
스칼렛 요한슨의 목소리는 기계적이지 않고, 매우 감정적이며 인간적이다. 그녀의 목소리만으로도 사만다라는 존재가 실재하는 연인처럼 느껴진다. 또한 영화 전반에 흐르는 아케이드 파이어(Arcade Fire)의 사운드트랙은 조용하지만 명확한 감정선을 따라 관객의 심장을 두드린다. 특히 피아노 선율은 말보다 더 많은 것을 설명한다. 3) 사랑의 본질에 대한 질문
이 영화는 끊임없이 묻는다. 사랑이란 무엇인가? 육체적 접촉이 없으면 사랑일 수 없는가? 상대가 인간이 아니어도 감정을 나누는 것은 진짜 사랑일 수 없는가? ‘Her’는 이 질문에 정답을 내리지 않는다. 오히려 다양한 관계의 가능성과 사랑의 본질을 관객 스스로 정의해보도록 유도한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건 상대가 누구든, 어떤 존재든, 자신을 받아들이고 나누는 일이라는 아주 깊은 감정을 만나게 된다.

3. 감상 후기

‘Her’는 처음에는 미래의 로맨스처럼 보이지만, 결국은 지극히 인간적인 이야기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감정을 알아주는 누군가를 원한다. 누군가와 연결되고 싶고, 그 안에서 사랑받고 있다는 감각을 느끼고 싶다. 테오도르와 사만다의 사랑은 그 모든 욕망을 상징한다. 사만다가 떠난 뒤에도 테오도르는 더 이상 이전의 자신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그는 사랑을 통해 성장했고, 이별을 통해 자신을 다시 바라볼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사랑이 완성되어야만 가치 있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내가 얼마나 변화했는가가 더 중요한 문제임을 조용히 이야기한다. 긴 여운이 남는 영화다. 보는 내내 아름답고, 보고 나면 쓸쓸하지만, 어딘가 위로받은 듯한 감정이 따라온다.

결론

「허 (Her)」는 기술이 감정의 영역을 침범하는 시대에 사랑의 의미, 관계의 본질, 인간의 외로움을 조용하고 깊이 있게 탐구하는 작품이다. 이 영화는 질문한다. 당신이 누군가를 사랑한다고 느낄 때, 그 감정의 진실성은 어디에서 오는가? 상대의 존재가 중요한가, 아니면 내가 그 감정을 어떻게 품고 있는가가 더 중요한가? ‘Her’는 그 어떤 대답도 강요하지 않는다. 대신 당신의 내면 어딘가에 아직 말하지 못한 감정을 조용히 꺼내보게 만든다. 그리고 그것이 이 영화가 지금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