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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바둑 줄거리 주요특징 감상후기

by kkkjjjsss 2025. 3. 23.

바바둑
바바둑

 

「바바둑 (The Babadook, 2014)」제니퍼 켄트(Jennifer Kent)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호주에서 제작된 심리 호러 영화이다. 개봉 이후 수많은 비평가들의 찬사를 받으며 단순한 공포영화를 넘어선 심리적 은유와 상징의 호러로 주목받았다. 주연을 맡은 에씨 데이비스(Essie Davis)는 슬픔과 분노, 죄책감과 공포 사이에서 불안정하게 흔들리는 엄마 ‘아멜리아’를 탁월하게 표현해냈고, 아역 배우 노아 와이즈먼(Noah Wiseman) 역시 주인공 아들 ‘사무엘’ 역을 통해 불안정한 가족 환경 속 아이의 내면을 사실감 있게 그려냈다. ‘바바둑’은 말 그대로 괴물에 관한 이야기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 괴물은 단지 초자연적 존재가 아니라, 상실, 우울, 억눌린 감정이 만들어낸 심리적 실체에 가깝다. 이 영화는 공포를 통해 인간 내면의 감정을 직시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1. 줄거리

남편의 죽음, 그리고 남겨진 상처
아멜리아는 몇 년 전, 출산 중 교통사고로 남편을 잃었다. 그 사고로 그녀는 아들 사무엘을 혼자 키우게 된다. 남편을 잃은 충격과 혼자서 아이를 돌봐야 하는 부담, 그리고 사회적 고립감은 그녀를 점점 지치고 외롭게 만든다. 사무엘은 매우 민감하고 상상력이 풍부한 아이다. 그는 밤마다 어딘가에 숨어 있는 괴물을 두려워하며 무기를 만들어 잠을 자고, 학교와 또래 관계에서도 적응하지 못한다. 이 모든 상황은 아멜리아에게 점점 더 큰 스트레스를 안긴다. 미스터리한 책, 바바둑
어느 날, 사무엘은 정체불명의 동화책 「미스터 바바둑」을 발견한다. 책은 처음엔 아이를 위한 그림책처럼 보이지만, 읽을수록 섬뜩한 내용으로 변해간다. 괴물 ‘바바둑’은 문을 두드리며 들어오고, 결국 사람의 정신을 지배하게 된다고 말한다. 이후 아멜리아와 사무엘은 설명할 수 없는 현상들을 겪게 된다. 문이 저절로 열리고 닫히고, 전화기가 고장나며, 아멜리아는 점점 잠을 자지 못한 채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잃어간다. 책을 찢어버리고 불태워도, 바바둑은 다시 돌아온다. 아멜리아는 자신이 점점 바바둑에게 잠식당하고 있음을 느끼며, 결국 사무엘에게까지 위협적인 존재가 되어간다. 심리적 괴물과의 대면
영화 후반부, 아멜리아는 완전히 무너진 상태에 이른다. 그러나 사무엘의 사랑과 저항, 그리고 아이의 존재가 그녀를 정신적으로 다시 일으킨다. 아멜리아는 마침내 바바둑과 직접 대면하고, 그를 쫓아내는 것이 아닌, 그를 ‘직면’하고 ‘다스리는’ 방식을 선택한다. 바바둑은 지하실 어딘가에 머물며, 아멜리아는 그 존재를 인지하고 돌보는 방식으로 자신의 감정을 조절해나간다. 영화는 단순한 퇴마나 파괴가 아닌, 감정과 상처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방식을 통해 마무리된다.

2. 영화의 특징

1) 공포의 새로운 정의, 심리 호러
‘바바둑’은 유령이나 초자연적 현상을 클리셰처럼 사용하는 여타 호러 영화와는 달리, 인간의 내면 심리를 시각화하는 데 초점을 둔다. 바바둑이라는 존재는 실제로 존재한다고 보기도 어렵고, 완전히 허구라고도 말하기 어렵다. 그는 아멜리아의 죄책감, 분노, 억압된 감정이 형상화된 실체이며, 이를 통해 영화는 공포를 외부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내면에서 생성되는 감정으로 그린다. 2) 시청각적 연출과 색채
영화는 어두운 색감과 제한된 조명, 거친 질감의 미장센을 통해 압박감과 폐쇄된 심리 상태를 강조한다. 아멜리아의 집은 점점 어두워지고, 일상의 공간이 공포의 무대로 변모한다. 소리 역시 영화의 중요한 연출 장치다. 천장을 긁는 소리, 문을 두드리는 바바둑의 노크, 불쾌한 음향들은 관객에게 직접적으로 공포를 전달한다. 하지만 그것은 시각적 자극이 아닌 감정의 파열음처럼 느껴진다. 3) 여성 감독의 정교한 감정 묘사
제니퍼 켄트 감독은 이 작품을 통해 모성애의 어두운 이면을 정면으로 다룬다. 아멜리아는 아이를 사랑하지만, 동시에 그 아이 때문에 상처를 입었다고 느끼는 죄의식도 가지고 있다. 그녀는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 애쓰지만, 매일 반복되는 피로와 고립 속에서 점점 자신을 잃어간다. 감정의 억제가 극에 달한 순간, 그 감정은 괴물이라는 형태로 드러난다. 이러한 접근은 공포라는 장르를 통해 여성의 감정, 육아의 현실, 심리적 상처를 정확하게 포착해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3. 감상 후기

‘바바둑’은 무서운 영화이지만, 그 공포는 유령이 아닌 ‘감정’에서 비롯된다. 상실과 죄책감, 억눌린 분노와 외로움, 그리고 자기 파괴적인 감정의 무게가 괴물이라는 메타포를 통해 드러난다. 이 영화는 우리가 회피하는 감정이 얼마나 쉽게 우리의 일상을 침범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그리고 그것을 억누르거나 없애려 할수록 더 큰 공포로 다가온다는 사실도 함께 전달한다. 그러나 영화는 단순한 절망으로 끝나지 않는다. 바바둑을 제거하지 않고, 그와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택하는 결말은 상처를 인정하고 관리하는 새로운 감정의 태도를 제시한다. 그 어떤 공포보다, 자신을 마주하는 일이 더 무서울 수 있다. 이 영화는 바로 그 진실을 공포라는 장르를 통해 강력하게 전달한다.

결론

「바바둑」은 괴물 이야기로 포장된 인간 내면의 심리극이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삶, 그 안에서 억눌리는 감정, 그리고 치유되지 못한 상실의 그림자는 단순한 유령보다 더 강력한 공포로 다가온다. 이 작품은 공포라는 장르를 통해 인간의 감정을 섬세하게 탐색하고, 우리가 외면해온 감정과 마주하게 만든다. 바바둑은 단지 괴물이 아니라, 우리 모두 안에 잠재된 어떤 감정일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을 ‘지하실에 가둔다’는 것은, 감정을 억누르지 않고, 존재를 인정하며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의미한다. 단순한 호러 영화 이상의 무게를 지닌 작품. 「바바둑」은 오늘날 심리 호러의 새로운 전형으로 자리 잡기에 충분한 깊이와 메시지를 품고 있다.